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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 시

노란 봉다리에 숫자 1이 써 있는 글루텐? (110305)

by 캐미불빛 2011. 3. 5.

루텐 - 역시 낚시는 떡밥야.

 

 

 

 

 

오늘은 글이 길어질 것 같다.

일주일동안 냉장실에서 푹 숙성시킨 떡밥을 쓰지 못해 안달하더니 토요일이 되자마자 꺼내본다.

 

 

 

 

 

만져보니 쫀득쫀득한 느낌이 좋다.

생각외로 떡밥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마눌의 반대를 굽히기 위해 비닐로 두겹 세겹 포장했다.

 

 

 

 

 

그저 멍하니 낚시하기 보다 이렇게 새로운 낚시를 시도할 때마다 난 즐겁다.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낚시 스탈을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가는 게 기분 좋다.

내 인생 마지막 낚시하는 모습은 어떨까?

혹시. 평범한 전통 바닥낚시? ㅋㅋ 생각만 해도 우습네....그날도 이렇게 웃을 수 있겠지! ! ?

 

굴포천에 도착하니(누가 보면 굴포천 매니아로 오해하기 딱야..) 벌써 많은 조사님들로 인산인해.

좋아 .. 과감히 들어간다.

왜?

오늘 내 떡밥이 진가를 발휘해 모든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하기에..^^하하

 

 

 

 

 

던지자마자 바늘이 휘어버린다.

바로 목줄 하나 셋팅하고...(많이 늘었네..이런것도 할 줄 알고) 40cm정도로 길게 묶는다.

 

 

 

 

 

가지고 온 떡밥의 상태를 평하라면.

우선 찰기가 젤 맘에 든다. 풀어지는 것도 적당할 것 같다.

앞으로도 낚시가기전에 숙성은 모르겠지만 게어서 가져가야 겠다. 훨씬 편하네.

 

 

 

 

 

그런데 오늘 유난히 시끄럽다.

어떤 분은 오늘 3,000원씩 걷어야 하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하시고..그 말에 난 움찔!!!(ㅉㅉ 쫄기는)

 

그때 건너편에 오늘도 어김없이 앉아계신 파란색파카의 조사님이 보인다...

그래. 건너가 보자.

잡히지 않더라도 여기보단 조용하겠지.

 

 

 

 

 

바로 부르릉~~~

끼이익! 의외로 주차하기 좋고 편하다.

바로 아래 산란철 바글바글 하다는데 물땟깔 정말 진국이다.

해병수색대 한 번 들어갈 만 하겠는걸....

 

 

 

 

 

바로 굴포천과 연결되어 있다.

벌써부터 산란을 기대하고 오신 조사님들도 계신다.

물이야 어떻든 멀리 보면 시원하다.

 

 

 

 

 

건너편 처음에 앉았던 내 자리를 바라보고....

 

 

 

 

 

멀리서 잘 안보이네.. 확대해보면 ..흰색옷 옆자리.

얼마후 내 옆에 바짝 앉으신 검은옷 조사님...

채비가 내림이다.

그런데 쉼없이 챔질을 하시는데 그럴때마다 낚시대로 굴포천을 계속 패대기를 친다. 철푸덕!!!

(뭐야!!! 겨우 모은 붕어 다 헤집네...부글부글)

 

 

 

 

 

저 멀리 당미교 건너편에도 많은 조사님들이 보인다.

저 곳도 한 번 가보고는 싶은데 왠지 이곳에 끌리고

 

 

 

 

 

파란색파카의 조사님은 젊은 분이 아닌 할아버지네...

파워도 좋으셔. 5대를 피고.

 

 

 

 

 

조용히 옆에 앉아 다시 대를 핀다. 건너편에 비해 수심이 낮다.

우선 인간냄새가 많이 나고 부유물도 많이 떠다닌다.

음~~상큼한 씨레기 냄새..자주 맡다보니까 그런데로 괜찮다...ㅋㅋ 그린님 들으면 기절할라..

 

 

 

 

 

건너편 조사님들 조황이 별로라며 시끌시끌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파라솔이 날라갈 정도.

다행히 이곳은 바람을 덜 탄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집에 가야할 시간이 되고

조사님들이 떠난 자리에 또다른 조사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여기저기 많은 분들도 주말오후를 즐기고 계신다.

 

똑같은 자전거를 타는데 한 분은 아래에서

또다른 분은 건강을 위해 위에서

누가 더 만족해 하고 있을까?

물어보나 마나지..

나도 집에 가면 운동 좀 해야겠다.

요즘 잦은 모임에 배가 뽈록이다.

운동은 며칠만 쉬어도 다시 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집에 가야할 시간이 오고

숙성된 떡밥(아쿠아텍+보리)은?

지나가는 개나 줘버려~~

뭐가 문제지...

 

그때 옆 할아버지조사님 대가 휜다.

언뜻 얼굴을 내미는 붕어얼굴이 거짓말 좀 보태 울 둘째만하다.

후다닥~~

 

 

 

 

 

흐미! 월이네....대략 35cm 를 넘을 것 같은데 빵이 장난아니다.

말그대로 입큰붕어.

그제서야 신이 난 할아버지 조사님.

나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말씀.

 

 

 

 

 

여긴 나오는 떡밥이 있어! 아무거나 하면 안나와...

작년에 엉뚱한것 써 봤는데 역시 안돼...

커커컥!

똥줄 탄 나 "뭔데요? 뭐예요?"

바로 글루텐이란다.

그것도 빨간 딸기글루텐이라는데

일제글루텐인데 이름은 모르고 노란 봉다리에 1자가 써 있다고 알려주신다.

커커컥!

그게뭐야?? 집에 가고 싶다. "노란 봉다리에 숫자 1이 써있는 일제 글루텐"

오늘 미끼는 그  "노란 봉다리에 숫자 1이 써있는 일제 글루텐"과 글루텐 색깔로 봐서

한강제품인 "메론" 같다.

 

그나저나 이 얼마나 고마운 말씀이신가...

할아버지 말 문 닫기 전에 많은 걸 물어봐야 한다.

그래서 얻어낸 정보를 간추리면..

1. 채비 : 물이 많이 흐르니 편납을 꼭 가지고 다니면서 흐르지 않을 때 까지 단다. 유의할 점은 어제 한 그 찌가 오늘은 안맞다는 것이다. (항상 유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라는 말씀)

2. 수질 : 수질이 넘 좋아져서 문제다. 예전 물 드러울 땐 작은 고기가 살 수가 없어서 잡으면 붕어가 4짜, 5짜가 기본이었다. 향어도 엄청났다.(완존 예상밖 정보. 붕어의 생명력에 소름이 난다.....)

3. 경인운하 관련 :  경인운하 공사 땜시 붕어가 들어오질 못하고 있지만, 경인운하 땜시 물흐름이 많이 약해져 찌낚시가 가능해졌다고 한다.(지금 흐름은 흐르는 것도 아니라는데 ....투덜거리지 말자)

4. 떡밥 : 물이 많이 흐르니 집어할 필요없고, 글루텐으로 해야 바닥에 착 달라붙는단다(달라붙는다는 표현 딱이네...풀어지면 안된다는 말이겠지)

등등

 

오! 굴포천의 포스가 느껴지는 할아버지 조사님 덕분에 넘 소중한 정보를 많이 알았다.

하나하나가 세월이 묻어나는 끈쩍끈적한 정보였다.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목줄이 왜케 짧은거야..5cm도 안되보이네.

그러고나서부터 내 머리속엔 온통 그저그런 전통 바닥낚시가 자꾸 떠오른다.

내 외통낚시 채비는 왜 자꾸 가라앉는 걸까.

가라앉는게 아니라 찌가 옆으로 눕는것 같은데.

아..머리아퍼.....

넘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글루텐이나 사야겠다.

 

참! "노란 봉다리에 숫자 1이 써있는 일제 글루텐" 은 바로

마루큐의 글루텐1이다.

이제 굴포천 붕어들 다 뒥었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