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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 시

짧지만 기분좋은 보낚시 - 임송보(100920)

by 캐미불빛 2010. 9. 23.

보낚시(20100920)

 

추석연휴인데 어디 가지도 못하고 주말만 되면 비가 오더니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비가 온다. 아주 많이...

하루 일찍 중계동 본가를 가서 아그들을 맡기고 저녁 해지기 전에 부랴부랴 밤섬보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한다.

헌데 공사중이다.

덤프트럭이 그 좁은 제방길로 들어간다. 어케 하지??

에라 모르겠다. 나도 들어간다.

점점 깊어지는 바퀴자국...그러다 결국 바닥에 흙이 걸린다.....에잉.포기..

헌데 돌아 나오는게 쉽지않다. 연이어 뒤에서도 덤프차가 들어오고...

겨우겨우 다시 도로로 빠져 나왔다. 벌써 해가 뉘엇뉘엇

 

할 수 없이 바로 밑 임송보로 향한다.

허거덕! 조사님들이 많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 여름 임송보엔 붕어가 있건, 없건 조사님들로 꽉찬다.

비집고 들어가기도 싫고...

 

가장 아래 보로 내려간다. 역시나 요즘 강수량을 말해주듯 물쌀이 거세다.

아마 채비 안착하느라 다들 고생하고 있을것이다. 작은 좁쌀 봉돌 한개, 두개, 세개.....ㅋㅋ

 

내 경험상 임송보는 큰 비 한번 온 이후 보름 정도 지나 수면이 잠잠해질때가 최고의 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 가장 큰 적은 거센 물쌀을 어떻게 이기는냐 이다.

 

바로 저 인공바위 왼쪽에 던지면 그나마 물흐름이 정체된 곳이 있다.

던진다. 3칸대가 짧다. 3.2칸대 정도되어야 하는데 낚시대 없다. 포기....

 

 

 

 

 

위를 바라다보고...

나무를 많이 베어냈다. 뭘 하려는 걸까...여기도 개발로 인하여 뭔가 큰 게 지나갈 것 같다.

그러면 그나마 이곳도 안녕~~~

조사님들이 보이지 않지만 바로 코너를 돌면 많이 있다. 

 

 

 

 

 

바로 머리위 음식을 먹던 장소도 폐허가 되어 있고..

한 때 싸만코 멤버들 자주 모였던 장소였는데...

 

 

 

 

 

임송보 모습....안으로 들어와 있어 그나마 물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단, 갓낚시 형태로 연안에 붙여야 한다. 정면으로 1칸대 정도?

물에 비치는 물수세미 가까이 채비를 안착시키면 쬐만한 붕어 잡을 수 있지만 워낙 물쌀이 쎄서 통제 불가다.

오늘 낚시는 간만의 임송보 냄새나 맡고 집에 가야할 것 같다. 

 

 

 

 

 

2칸대 낚시대인데 전 번 황청지 조행 때 맞추지 않은 봉돌 달아놓았다. 헌데 찌맞춤 할 시간도 없고 물흐름 때문에 찌맞춤 할 수도 없다.

뭐 어떠랴...임송보 붕어 스타일이 정직 아닌가. 무거워도 올린건 다 올린다. 특히 물 흐름이 쎄서 물기만 해도 바로 찌에 반응이 올 것이다.

얼마나 무거운지 찌가 미동도 없다....ㅋㅋ 

 

 

 

 

 

또다시 장비를 최소화 하여 가져왔다.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니 무겁고 힘들기만 하다. 낚시대 많다고 붕어 잡는 것도 아니니...

떡밥은 오랜만에 곰표떡밥을 가져왔다. 글루텐 대용으로...난 글루텐에 믿음이 가지 않기에 같은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어 하나 사왔다.

손에 묻지도 않고 예전 곰표의 위력을 알고 있기에..경제적이고 

 

 

 

 

 

붕어가 오긴 틀렸겠지...이 넓은 임송보에 붕어가 내 발밑까지 오겠어...그것도 물쌀이 쎄서 붕어도 버티기 힘들것 같은데...

다행히 주위에 조사님은 없으니 조용하다.

늘 낚시하면서 느끼지만 붕어는 가급적 수초옆에 있다. 이왕이면 맨 땅 보다는 수초옆으로,,,

중요한건 우리가 보는 물 위의 환경이 아니라 바로 붕어가 선택한다는 것이다. 포인트는 물론, 먹이도.. 붕어맘

 

 

 

 

 

순간 깔짝이는 입질.....단 한 번의 깔짝임에 난 바로 흥분의 도가니...내 몸속엔 즐거운 호르몬이 넘쳐나고...설마???

찌가 물속으로 쏙 들어가더니 바로 힘차게 오른다. 허거덕!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나와준 이쁜 임송보 붕어.

임송보 붕어의 특징이 있다. 우선 힘 좀 쓴다는 거, 물 위로 끌려오며 활기차다는거, 손 안에서는 몸뚱이로 내 손에 희열을 준다는거.

땟깔이 예술이라는 거. 

 

 

 

 

 

7치가 조금 안되는 것 같은데 꼬리가 공격당해 손상됐다.

뭘까? 이곳에서 붕어를 공격할 수 있는 건 아마 메기일 것이다.

신기하게도 우리 붕어는 미끌거려도 좋고 금방 마른다. 헌데 떢붕어나 중국붕어를 만지면 거의 오바이트수준의 불쾌감. 왜일까?  

 

 

 

 

 

한 마리의 아픈 붕어를 더 감상하고 싶었지만 바로 방생하고 나서 혼자 즐거워한다.

낚시인에게 가장 행복할 때를 생각해 본다.

남들이 모두 포기한 자리인데 왠지 붕어가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낚시대 몇 번 던져 봤더니 물 속 지형이 다 읽혀지고,

나만의 채비를 정비하여 너무나 흔한 떡밥을 투척한 후 붕어가 있을까 궁금해하는데 살며시 붕어가 달려와 줬을 때.....그 기분..ㅋㅋ  

 

 

 

 

 

이날 내 기분이 그랬던 것 같다.

바로 낚시대를 접는다.

내가 먹을 것도 아니고 자랑할 것도 아니기에

아무 미련없이 돌아선다.

 

더 욕심내었다가 잡히지 않으면

누가 지금까지의 희열을 보상해 주리오..

 

거기에 모기까지 집에 가라고 성화다.

더이상 하지 말라고.....서비스로 팍팍 물어준다.

 

주말마다 비가 온다.

낚시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계절이 가기전에 맘껏 붕어와 놀아주어야 하는데

업무상 어려울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겨울!

 

올 겨울엔 꼬옥 찌를 만들어 보리라

나만의 찌...

그간 시중에 나와 있는 예쁜 찌...보기가 싫다.

겉치레...붕어가 좋아야지 우리 눈이 좋아서 뭐하나.

찌를 만들게 되면

내가 아는 모든 낚시조사에게 선물해야지..

내 찌로 붕어 잡을 때마다 내 생각 나게..

요즘 낚시가 외롭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