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로 다녀오긴 넘 먼 길이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갔다왔다.
단, 아쉽게도 설악산에는 가 보질 못했다.
왜? 교통체증 때문에
가을단풍 구경하는 건 내 인생에 어려울 것 같다.
그 막히는 길을 마냥 기다리며 갈 수 있는 끈기가 없거든.
그래서 내 화보에는 단풍산이 없다.
그래도 산 못지 않게 속초여행은 재미있었다.
시원한 바다바람이 지금도 코끝을 스치는 듯 하다.
다른 바다와 달리 여기 바다는 비릿한 냄새가 없다.
꼭 호수마냥
멀리 설악산을 배경으로 속초의 명물 엑스포 탑을 보면서
자! 그렇다면 하루 일정을 어떻게 보냈는지 적어본다.
단풍차량 때문에 얼마나 막힐지 겁이 날 정도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새벽 일찍 출발.
어제 못한 아내의 생일은 새벽3시반에 약식으로 치뤄진다.
새벽의 생일축하 노래가 옆집에 들리지 않도록 조용, 조용히
"생일 축하합니다.....사랑하는~~"
그리고 아들녀석 흔들거리는 이 하나 뽑고...바쁘다. 바뻐
어릴 때 이빨 뽑던 아빠가 얼마나 무섭던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아빠가 되어 보니 뽑는 아빠도 아들 다칠까봐 무척 겁이 난다.ㅋㅋ
다행히 잘 뽑혔다.
울 마눌님 왈 "애 이마 좀 살살 때려요..."
다행이다. 일산에서 속초까지 3시간 만에 온 것 같다.
전혀 막히지 않았다.
생각보다 넘 막히지 않았다. 도착하니 7시....아침은 인터넷으로 잠깐 검색된 곰치국으로
다행히 잘 골랐다. 이른 아침이지만 손님으로 북쩍북쩍...
가격은 1인분에 12,000원으로 좀 부담스럽긴 하다.
난 맛나다고 먹는데 마눌과 아이들은 관심없다.....그렇지..이건 해장국이니.
보글보글...지금 봐도 술이 땡기니 넌 해장국이니 술을 부르는 안주니?
아무래도 바닷가이다보니 양도 많고 신선도가 좋다.
서울에서는 먹어 볼 수 없는 맛.
네비로 검색이 되니 찾기도 쉽다. 네비에 그냥 사돈집 치면 나온다.
배도 부르니 뭘 할까...
워낙 씻는 걸 좋아하는 마눌과 아직 아빠와 한번도 목욕탕에 가 본적 없는 둘째를 위하여 온천으로 고고!
강원도 1호 온천이라하는데 시설은 그냥 사우나 비슷한데
역시 온천물이라 그런지 하루가 지난 지금 내 피부가 뽀샤시 하다.....
남탕엔 작지만 베란다 비스무리한 데를 야외로 설치해서 설악산을 바라다 볼 수 있다.
헌데 여탕은 지하에 위치해 있고 마눌말로는 시설은 여느 동네 목욕탕 수준이란다.
빼놓을 수 없는 목욕후 달걀먹기
그것도 가을 설악산 그늘아래 산바람과 산냄새를 맡으면서 먹는 맛은 일품이다.
꼭 해보고 싶었는데 성공이다.
아쉽다면 예전의 맥반석 달걀이 아닌 일반 달걀이다. 요즘은 맥반석 달걀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오잉 너희 뭔니?
난 처음엔 메뚜기 어미가 새끼를 업고? 아니면 친구끼리 장난을?
그런데 아들말이 짝짓기란다.ㅋㅋ
예쁜말이다. 짝짓기!
윗넘이 숫놈이겠지....메뚜기 짝짓기는 처음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메뚜기들이 짝짓기 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좋은 경험이다.
바라다 보이는 도로는 속초시내에서 설악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온천도 설악산 가는 길목에 있어 찾아 들어갔지만 거의 1km 가는데 30분이상 걸렸다.
대단한 정체의 연속. 가보질 않아 모르겠지만 설악산입구까지 가는 시간은 상상초월일 것 같다.
우린 여기서 설악산에 더 가까이 가지 않기로 했다.
내 인생에 막힌다는 것 만큼 짜증나는 일이 없다.
온천 앞으로 이런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가을 기분을 그나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큰녀석, 둘째녀석 경쟁하듯이 동요를 부르는데 얼마나 상쾌하던지...
모든 님들은 온천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설악산으로만 가려해서 되려 한가하다.
둘째녀석은 아빠와 처음 온 욕탕에서 얼마나 즐거워 하던지......자주 가지 못한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가지......
네비를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을 찍어 보았다.
가는 길 어느 조사님 한 분이 보란듯이 물고기를 잡는다.
그와 동시에 아들과 내 입에선 "우와~~"
염치 불구하고 바로 달려가 잡은 물고기 구경하고 만져보게 해달라고 졸라댄다.
누가?
바로 내가..ㅋㅋ
그러더니 이 분은 고맙게도 아들에게 잡힌 물고기 손맛을 보라며 낚시대를 건네준다.
이자리를 빌어 "고맙습니다^^"
잡은 물고기는 바로 바로 "감성돔"
새끼이긴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본 감성돔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탄탄해 보이고 건강해 보였다.
만져보려 하니 조사님께서 손 다친다고 작은 걸 만지란다.
에이....나두 바다낚시 2년 경험이 있던 조사인데.............하고 만졌다가 저 가시에 살짝 찍혔는데 얼마나 따갑던지..큰일날뻔 했다.
횟감으로 딱 두 점이란다. 앞, 뒤로..ㅋㅋ
정말 속초 대단하다. 여기저기 감성돔 새끼들을 낚는다.
(사실 넘 작아 방생하는게 좋을 것 같지만 여기서는........)
나도 낚시인............. 트렁크에서 두 칸대 하나 꺼내 던져본다.
미끼는 윗 조사님에게 아들이 새우를 빌려오고...
방법, 수심 등 고민만 하다 왔지만 시원한 풍경아래 넘 재밌는 낚시였다.
다시 주변에 바다가 있다면 바다낚시를 시작하고 싶을 정도다.
민물의 정적이고 지저분한 낚시에 비해
바다낚시는 동적이고 깔끔함??
(아래 사진 설명 : 서로 낚시대 잡겠다고 신경전 중임)
요즘 요녀석 재롱에 하루가 즐겁다.
덕분에 큰 아들이 삐짐이지만..
선글라스 쓴 폼이 어데 잡지모델 같다. ㅋㅋ
그러고 보니 아기때 분유모델 테스트 해 본 적도 있었지.....
넘어져 큰 멍이 든채로..ㅋㅋ 그래도 가는 엄마의 욕심이란
그나저나 고 넘 참 잘 생겼다. 선그라스 모델로 딱이다.
그다음 일정은 점심이다.
가고자 했던 해수욕장이 많은 차량으로 북적인다 했더니 1박2일 촬영지라고 너도나도 선전이다.
분명 1박2일 순대집은 한 군데인데 이곳 마을 전체가 모두 촬영지라고 붙여 놨다.
첫인상? 이넘의 음식 바가지가 장난아니다.
순대국하고 생선구이 시켰는데 순대가 한 접시 나온다. "이거 서비스인가요?" 물었더니 잘못 나왔단다.
그냥 먹지 뭐 했는데 이게 순대모듬 '소'란다. 20,000원...컥! 순대 5개 썰어주고 그것도 냉동 튀겨서
생선구이도 형편없다. 오로지 순대국만이 조금 나앗지만 다신 가고 싶지 않다.
바로 앞 해수욕장.
공사가 한참이라 시끄럽고 경치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나은 놀이터는 없는 모양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에서 나오지 않으려 한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데 울 아들과 나만 물에서 팬티가 젖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
그래도 시간은 3시밖에 안됐다. 다음은 뭘하지...
설악한화콘도 옆에 바로 붙어있는 드라마 촬영 셋트장...뭐래드라 대조영셋트장이라는데
생각보다 넓게 만들어져 있다.
물론 셋트장이라 모든게 허접하긴 하지만 시간 날때 잠깐 들려보는 정도로는 그만이다.
난 셋트장이라면 모두 스치로폼, 합판 등으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모두 실제 건물이다. 돈 무지 들겠어...
(울 큰 넘 엄마에게 혼나고 뽀로통_)
신랑 때려데며 즐거워 하는 울 마눌.
아마 여행 중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보통 사극에서 보던 곤장의 막대기가 길고 가벼웠던 것 같은데 여기 곤장은 짧고 폭이 넓고 엄청 무거웠다.
내가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로......떨어지는 힘만으로도 엉덩이 엄청 아프다.
셋트장 돌고 오니 해가 진다. 하루해가 이렇게 길 줄이야......
또 먹어야지...저녁은?
어딘지도 모르겠다.
그냥 발길 닿는데로 .................. 횟집이 불야성이다.
속초에 알려진 대포항, 동명항 등 여러 횟집동네가 있지만 비싸기만 하고 ........
여기는 어딘지 모르겠다. 다른 곳인데 앞에 자그마한 항구와 모랫사장이 있었고.....(넘 취해서)
모래사장에서 불꽃놀이도 해보고
또다른 감성돔 낚시를 하던 조사님의 대로 낚시도 해보고,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그 조사님에게
"아저씨 한 번만 해보면 안되요?"
흔쾌히 대를 건네준다.
오~~속초 인심 짱이네....
이자리를 빌어 "고맙습니다^^"
특이한 회서비스이다. 참치마냥 요렇게 머리를 남겨 두었다.
왼쪽부터 광어, 히라쓰, 우럭..회 맛은 별로다. 난 조금은 숙성된 회맛이 좋은데
얼마나 소맥을 많이 마셨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침에도 혼수상태. 결국 마눌님이 집까지 운전.....역시 마눌에게 운전을 가르치길 잘했어. 물론 마눌은 늘 투덜투덜
아쉽다. 하루 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여기는 미시령 넘기전 보이는 산???? 다들 길가에 차 세워두고 셔터 눌러데기 바쁠길래 우리도 그냥 갈 수 없지...
ㅋㅋ 울 큰넘 해골 포즈...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하루 잘 보내고 왔다.
일행은 하루 더 묵고 내일 온다.
부럽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회사일로 어쩔수 없이 돌아왔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아쉽다. 형들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노래방도 가고 게임장도 가고..
헌데 넘 술이 취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특히 그린님과 시간을 내었으면 같이 낚시할 수 있었는데..ㅠㅠ
회사일로 찾아갔던 속초와 가족여행으로 간 속초는 넘 달랐다.
이렇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많다니
속초여 영원하라!!
ps...울 여섯살 유치원 다니는 둘째녀석
옆에서 네살때 어린이집 다녔던 여러 작품들을 꺼내 읽어보고 만져본다.
그러더니 나온 한마디
"아~ 이때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집 뒤집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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